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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쉬 커피 그리고 더블린 길거리 여행자의 특권은 평일 낮을 온전히 자기 시간으로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숙소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오전 더블린 국립미술관에 가는 길에 크지는 않지만 천장이 높고 조도가 어두운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분위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문을 열고 창밖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로 앉았다. 마침 아침식사를 팔길래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는 원칙을 꺼내며 아이리쉬 커피와 함께 주문했다. 한쪽 벽면에 다양한 술이 진열되어 있는 걸 보니 저녁에는 Bar로 운영이 되는 듯했다. 미술관 앞에서 술 한잔이라. 대화가 더욱 풍성해질 것만 같다. 종종 안국역 근처에 현대미술관 야간 관람을 하고 주변을 걷는 것을 즐겼다. 일주일에 두 번 저녁 9시까지 개방을 하는 날에 일부러 골라가 한적함을 즐겼다. 서울에서 벗어나 살고부.. 2020. 9. 19.
세인트 패트릭 성당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성당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유럽여행에서 성스러움과 장엄함, 미적인 아름다움을 모두 충족시키기에 이보다 더 나은 장소가 있을까 싶다. 유럽 도시에서 성당의 역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례 받으며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매주 예배를 드리며 나 스스로와 사람들과의 관계가 형성되고 죽을 때 다시 하나님의 품으로 가게 된다. 삶과 죽음 인생 전반을 성당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당은 위치적으로도 마을의 중심에 있으며 삶의 다양한 이벤트를 치러내는 공간이자 위안을 받고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게끔 하는 영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보다 큰 도시에 세워진 성당은 당대 최고의 건축과와 예술가들이 모여 자신의 역량을 쏟아붓는다. 오랜 시간.. 2020. 9. 11.
기네스 팩토리 더블린에서의 첫 일정은 기네스 팩토리 투어다. 매제가 미리 예약해두어 시간 맞춰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택시를 타고 가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맥주공장에 왔음을 체감했다. 기네스 맥주의 역사부터 재료, 만드는 과정, 그동안의 광고까지 매우 세심하게 잘 짜인 곳이었다. 맥주를 사랑한다면 더없이 좋은 공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긴 설명보다도 마지막에 제공하는 맥주를 마시는 것이 목표였기에 빠르게 관람하게 위층으로 향했다. 360도로 트인 창을 보니 아일랜드의 시내가 펼쳐졌다. 날씨가 좋아 멀리까지 잘 보였는데 여기저기 신축 건물을 짓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매제에 말에 의하면 최근 몇 년간 더블린의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한다. 기사를 찾아보니 2019년 아.. 2020. 9. 8.
더블린의 아침2 꽤 걸었던 것 같다. 아침이라 약간은 서늘한 바람을 맞으니 따뜻한 라테가 먹고 싶어 졌다. 주변을 살피니 어제저녁을 먹었던 식당 근처에 카페가 있었다. 오픈 시간까지 5분여 정도가 남아 앞에서 서성거렸다. 나이 지긋한 여성 한분도 나처럼 오픈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 표정이나 옷차림이 편안한 것이 근처에 사시는 분 같이 느껴졌다. 나에게 몇 분이냐고 물어보길래 시간을 알려드렸더니 고맙다고 말하면서 정말 아름다운 날씨이지 않냐고 하신다. 보통의 날씨보다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나의 현재 감정에 여성분의 한마디가 마법의 가루를 뿌린 듯 황홀하게 느껴졌다. 낯선 곳에서 친절함이 묻어나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는가. 더군다나 내가 느끼는 감정과도 같다면. 커피와 머핀은 왜 이리 맛있는지... 공원의 나무들.. 2020. 9. 7.
더블린의 아침1 동생의 결혼식을 마치고 더블린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돈어른께서 친히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시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내년에 동생 내외가 이사하면 한국으로 온다고 하셨지만 1년이란 긴 시간을 떨어져 있어야 한다. 동생과 매제는 울음을 터뜨렸고 엄마와 나도 눈시울을 붉혔다. 짧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가족의 정과 따뜻함을 넘치게 받았다. 저녁때가 다되어서 더블린 한인민박집에 도착했고 짐을 풀고 근처 식당을 찾아 식사를 했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보니 평이 괜찮은 식당을 발견해 찾아갔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역사가 깊은 식당이라 유명인들도 많이 찾아온 곳이고 인테리어며 음식 맛까지 가족들 모두 만족한 곳이었다. 장시간 이동과 헤어짐의 큰 아쉬움 때문인지 피곤이 쉽게 몰려왔다.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2020. 9. 7.
아일랜드 여행 출발 8월. 드디어 오랜 기간 기다렸던 아일랜드로 향한다. 사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이벤트는 동생 결혼식이다. 매제의 가족들과 친지, 친구들을 만나고 둘의 출발을 축하해주는 것이 우선 목표이고 남은 며칠간은 더블린 여행을 하려 한다. 한국에서 아일랜드로 가는 직항이 없기에 런던을 거쳐 들어간다. 11년도 영국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런던을 떠난 지 9년 만에 같은 하늘을 쳐다본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빠르게 스쳐간다.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아는것은 거의 없다. 여행 오기 전 책과 여러 자료들을 들여다봤지만 사실 정말 여기는 꼭 가보고 싶다 할만한 장소가 없었다. 다만 매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이해하고 싶었고 비행기를 타고 떠날 수 있다는 것에 더 의미를 둔 것 같다... 2020.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