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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r a v e l/아일랜드(2019)

더블린의 아침1

by 카우치 2020. 9. 7.

동생의 결혼식을 마치고 더블린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돈어른께서 친히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시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내년에 동생 내외가 이사하면 한국으로 온다고 하셨지만 1년이란 긴 시간을 떨어져 있어야 한다. 동생과 매제는 울음을 터뜨렸고 엄마와 나도 눈시울을 붉혔다. 짧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가족의 정과 따뜻함을 넘치게 받았다.

저녁때가 다되어서 더블린 한인민박집에 도착했고 짐을 풀고 근처 식당을 찾아 식사를 했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보니 평이 괜찮은 식당을 발견해 찾아갔는데 매우 만족스러웠다. 역사가 깊은 식당이라 유명인들도 많이 찾아온 곳이고 인테리어며 음식 맛까지 가족들 모두 만족한 곳이었다. 장시간 이동과 헤어짐의 큰 아쉬움 때문인지 피곤이 쉽게 몰려왔다.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여행지에도 아침일찍 일어난다. 설렘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눈이 빨리 떠진다. 가족들이 곤히 자고 있어 카메라를 가지고 집 근처를 걷기로 했다. 전날 택시를 타면서 본 더블린의 첫인상은 참 좋았다. 해 질 녘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분주하게 보이지 않았고 여유롭게 느껴졌다. 오래된 건물들이 편안한 조화를 이루며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아침에 걷는 길에도 이러한 담백함이 좋았다. 선선한 날씨는 걷기 알맞았고 출근 전 시간이라 도시는 고요했다. 새로운 공간과 온전히 혼자인 이 순간이 살아있는 기분을 들게 했다.

 

줄지어 있는 이러한 2층 주택들을 보며 글을 쓰는 나를 상상했다. 2층 창가 앞에 놓인 책상에 앉아 옛날식 타자를 친다. 이른 아침이라 간혹 지나가는 사람만 보일 뿐이고 해는 저 멀리서 아스라이 떠오르고 있다. 

걷다 보니 어느새 출근 시간이 되었다. 각자의 방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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