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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o t e

추성부도를 보다

by 카우치 2012. 4. 8.

추성부와 추성부도

얼마전 리움에서 열린 '화원' 회화전에서 익숙한 작품 앞에서 어?하며 발걸음을 멈췄

다. 김홍도의 추성부도였다. 고등학교때 화인열전이란 책에서 처음 접하고 한동안 잊

고 있었는데 정말 반갑고도 매우 신기했다. 나는 이 작품을 실제로 볼 수 있을꺼라고

전혀 생각치 못했다. 너무나도 훌륭한 작품이었기에 일본사람이 가져갔던지 개인 

소장품일꺼라고 생각했다.(호암미술관 소장이라고 한다) 김홍도가 말년에 그린 

이 그림은 구양수의 추성부라는 시를 인용하여 그린 작품이다. 인생의 덧없음을

가을날에 빗대어서 쓴 추성부라는 시와 김홍도의 경지에 오른 그림은 젊은 청년에

게도 깊은 인상을 주었다. 몇 발자국 떨어져서 먼가 홀린듯 그림을 바라보고 서있는데

아까부터 나와 함께 그림을 보고 계시던 노신사가 말을 건넨다.

'이 그림 참 좋죠?' '네, 제가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그래요? 왜죠?'

'그림 옆에 있는 시가 참 좋거든요. 구양수의 추성부라는 시인데 인생의 쓸쓸함, 

덧없음을 잘 표현해 줬거든요. 김홍도의 그림도 이를 잘 표현했구요'

'아 그래요? 난 이 그림을 처음보는데 화가가 이 경지까지 오르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내가 인사동에서 고미술만 20년동안 파는 사람인데 이거 정말 훌륭한 

그림이야.조선시대 화가들 선 하나도 정말 피나는 노력으로 그렸거든.

그런 실력이 20, 30년 쌓아져야 이렇게 그릴수 있는거에요' 

노신사의 전문가적인 이론을 곁들이니 추성부도의 위대함이 더욱 배가 되었다.

위대한 작품앞에서 노신사와 나는 예술가의 정신과 동양화에 대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요즘 동양화가 인기가 많나요?' '아니 요즘 사람들은 

동양화 잘 안사요. 가격이 예전 보다 20~30% 떨어졌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작품들에 대해 마치 결혼 못한 자식을 이야기 하듯

씁쓸해 하셨다. 즐겁게 감상하라는 노신사의 인사를 받고 다시 한번 추성부도를

바라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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